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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결심하다

 

나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미국 시카고 대학 정책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직장을 다니면서 유학을 준비하기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고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 착오들이 있었다.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분들이 보다 수월하게 유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나의 미국 유학 도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1. 유학 결심 계기 

 

사실 아주 오래 전 부터 언젠가는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우리 회사에는 약 10년정도 근무를 하고 유학을 가시는 선배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막연하게 나도 10년 뒤 쯤에는 유학을 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한 프로젝트가 위기감을 일깨워 주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프로젝트를 하나 맡게 되었는데, 박사님들과 함께 AI를 활용한 연구방법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내가 총괄 역할을 맡고 있어서 결과물을 검토해야 했는데, 나는 박사님이 주신 중간 결과 보고서의 방법론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박사님이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실 때 조금 알아듣긴 했지만, 이 보고서가 제대로 된 방법론을 사용해서 작성된 것인지 판단을 내리기에는 내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직장을 다니면서 나의 '전문성'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한 직장에서 30년 넘게 일한다면 전문성이 생기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 주로 윗분들의 전문성에 기대어 일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욕심이 많아서인지 어서 확고한 나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싶었다. 전문성이 생긴다면 내가 주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우리 조직의 이름보다도 '나의 이름'이 들어간 결과물을 만드는 직업을 하고 싶었다.

 

2. 유학까지의 여정 

 

그래서 나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대학원에서 순한맛(?)으로 내가 배워야될 과목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너무 좋은 지도교수님과 친구들을 만났다. 

 

  • 나는 대학원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계량방법론 (통계)과목을 모두 들었고, SAS와 Stata 사용법을 익혔다. 나는 연구에 있어서는 방법론, 그중에서도 계량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논문을 읽어 보니 대부분의 연구들이 계량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어 통계를 모르고는 논문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계와 경제학 과목도 들었다. 이렇게 과목을 수강한 것이 유학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사실 내 가장 큰 걱정은 바로 학점이었다. 학부 시절 3,4학년때 학점을 소홀히 한 것을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던 참이었다. 유학 정보 사이트에도 학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 있어서 Top School은 꿈도 꾸지 못하고, 20위권이라도 합격만 할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지도교수님께서는 열심히 한다면 Top School 석사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직장 경력을 잘 살린다면 매력적인 지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물론 박사보다 석사 진학이 난이도가 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학점때문에 풀 죽어 있던 나에게는 정말 희소식이었다.
  • 그래서 희망과 함께 욕심이 생겼다. '그래, 나도 한번 도전해보자!'

3. 계획 세우기

 

그때부터 나의 유학 준비가 시작되었다. 나는 정말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건 학부 성적표와 직장 경력증명서 달랑 두개 뿐이었다. 정말 새로운 시작이었고, 주위에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없어서 막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할 수 있겠지, 라는 막연한 희망은 있었다. 

 

내가 세운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1) 1~3월: GRE 점수 획득

2) 3~5월: 한국 석사과정 수업 수강

3) 5월~6월: TOEFL 점수 획득

4) 6월~8월: 각종 장학금 지원(풀브라이트, 국비유학 등)

5) 9월~11월: 한국 석사과정 수업 수강 및 지원서 작성

6) 11월~12월: 추천서 및 지원서 마무리

 

사실 직장이 매우 바쁜 곳이어서, 저 스케쥴에 맞춰서 하기 위해서 정말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일단 도전하기로 했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라는, 조금은 무모한 마음가짐으로 나의 유학준비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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